첫째는 그래도 처음이라고 소규모나마 대관을 해봤었지만 셋째가 예정된 둘째의 돌잔치를 마냥 성대하게 하기엔 몸이 부담스러웠다. 세 번째 임신은 터울의 문제인지 내 나이의 문제인지 시작부터 꼬리뼈가 너무 아파서 오래 서 있는 것 자체가 부담이다. 그래도 우리 딸 첫 생일인데 신경 쓴 척은 해주고 싶어서 첫째 때는 직접 안 해준 돌상도 차렸다. 나중에 물어보면 할 말이라도 있어야지. 엄마가 성의는 보였어 딸아💗 그리고 사진도 나름 정성껏 남겼단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조명... 집에 조명을 설치하기엔 우리 집 거실이 좀 작았다.



신경 썼다고 박박 우기고 있지만 사실 돌상 대여 업체에서 드레스와 한복과 돌상에 올라갈 그릇, 웬만한 소품과 조화 장식, 풍선까지 한 세트로 빌려준다. 심지어는 케이크 토퍼까지도. 그래서 색상에 자신이 없는 사람들도 셀프 돌상을 너무 걱정할 필요가 없다. 우리는 참 좋은 서비스를 제공해 주는 세상에 살고 있으니 말이다. 진짜로 준비해야 할 것은 "깨끗한 거실"과 즐거운 아기의 컨디션이다.


첫째가 말이 통하는 나이가 되자 아직 둘째가 말이 안 통한다는 게 이렇게 답답한 일이구나를 새삼 느꼈다. 약간 자기주장이 생기는 월령이 되고 나니 뭔가 맘에 안 들면 떼쓰고 우는 일도 생기는데 세 돌 지난 첫째에게는 "울면서 말하면 들어줄 수 없어. 그치고 얘기하자"가 되지만 이제 돌 지난 둘째가 저 말을 알아들을 리가 없지 않은가. 요즘 이유식의자에 도통 앉아있지를 앉는데 "앉아서 먹어" 백번 말해봐야 소용이 없고 강제로 앉혀봐야 다시 일어서는 것을. 그리고 밥이란 애초에 아무리 아기여도 스스로 먹지 않으면 남이 먹여줄 수 없는 부분이다. 떠먹여 줘도 뱉을 것을 먹여줘 봐야 소용없는 짓. 돌 목표 체중이 9kg였는데 아슬아슬하게 실패했다. 셋 째는 제발 잘 먹는 아기가 나와주길🙏



사진에는 거의 안 보이지만 돌상에 떡도 올리고 아침부터 미역국도 끓였는데 돌상에 올리기엔 사고가 두려워서 오전에 사진을 빠르게 찍고 점심으로 먹였다. 옷도 불편하고 사진 찍느라 범보의자에 가만있기도 힘들었을 텐데 이만하면 참 얌전히 따라줘서 고맙고 첫째도 동생 생일인 건 알았는지 엄마가 아침부터 자신한테 신경을 많이 못써줘도 하루 종일 웃어주고 밥도 아주 잘 먹어줘서 얼마나 기특한지. 아마 출산했던 그날처럼 아이들은 기억하지 못하고 나에게만 특별한 하루가 되겠지만 이렇게 귀한 취급받는 순간이 있었다는 것만큼은 알아주면 좋겠다.
영원히 너희들을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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