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3

생성형 AI시대에 아직도 사람이 필요한 이유

챗GPT니 미드저니니 생성형 AI로 누구나 그럴듯한 이미지를 만들 수 있는 시대가 왔다. 미술이나 영화와는 전혀 상관없는 업을 하는 내 배우자는 이제 곧 영화도 AI로 만들어질 것이라고 확신에 차서 이야기했다. 그리고 나는 단호하게 음.. 그건 아직이지라고는 했지만 확실히 생성형 AI의 기세는 무섭다. 내가 소속된 회사의 브랜드 인스타그램 릴스는 대부분 생성형 AI의 도움을 받아 아주 빠르게 제작되고 있으니, 더 이상 내가 그 작업을 할 필요가 없어져서 위기의식을 느끼는 중이다. 이러다가 나 회사에서 잘리는 거 아닌가.. 그런데 재밌는 이야기를 하나 들었다. 게임 원화가 S님에 따르면, 생성형 AI가 산업에 이용되면서 게임 회사에서 원화가들을 많이도 줄였다가 개발에 큰 지장이 생기면서 다시 기존의 숫자만..

입학사정관으로 미대간 이야기. 공부와 미술의 관계.

*오해를 방지하고자 서문에 밝히면 나는 입시 전문가가 아니다. 정작 내 입시도 얼렁뚱땅 치러졌고 그건 이미 15년 전인 데다 요즘 대학입시를 어떻게 하는지 전혀 모른다. 그리고 나는 졸업 후에 나의 학과와 연결고리 하나 없고 뒷배경의 간판으로도 활용하지 못했다. 그러니 이 글은 입시 정보가 아니라, 미술을 업으로 (전공으로) 하고 싶은 것과 학과 공부를 고민하는 부분에 대해서, 그리고 미술 하는 사람이 공부가 왜 필요한지에 대해 경험을 토대로 알려주는 예시라고 보면 좋겠다. 나는 2011학년도에 그때 당시 매우 생소한, 몇 군데 시행하지 않는 입학사정관제도로 미대에 입학했다. 사실 그때는, 그전까지만 해도 소위말해 아묻따 미대 입시=실기력이었다. 많이들 커다란 강당에 지원자들을 모아놓고 수채화로 실기시험..

내가 미술 외길 20년이라니

10대에는 20년 동안 무언가를 하면 대단한 전문가가 되어 실수 없이 실패 없이 걱정 없이 고민 없이 그 분야에서 먹고살 수 있을 줄 알았다. 20년을 살아본 적이 없는데 20년이라는 시간이 주는 무게가 대단하다고 느꼈으니까. 그러니까 15세에 미술을 시작한 나는 35세쯤이면 걱정 없는 예술가가 되어있겠지? 20대 초반에는 내가 미술에 재능이 없다고 인정해야만 했다. 세상에 그림 잘 그리는 사람 너무 많고 감각이 뛰어난 사람도 너무 많다. 세상에는 훌륭한 아티스트는 널리고 널렸고, 주변에 같이 대학 다니는 동문들만 봐도 그들이 만들어내는 무언가에 비하면 내 결과물은 허접하고 별 거 아니었다. 심지어는 대학을 다니면서 전공도 아닌데 그 나이에도 음악으로 인정받는 오혁 같은 사람도 있었다. (혜성처럼 나타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