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 2

앵글을 바꾸면 사진이 달라진다

수족구의 위협을 피해 친정엄마네로 왔다. 정원이 있는, 소똥냄새가 온 마을에 풍기는, 잔디밭을 걷는 걸음마다 사마귀와 방아깨비가 튀어나가는 그런 곳이다. 쌀농사 짓는 시골에서 소를 키우며 자란 엄마는 나와 내 형제가 크는 내내 아파트살이를 했다. 그리고 환갑을 앞두고 단독주택을 짓고 시골살이를 택했다.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고 한다. 어린이집에서 발병 안내장이 올라올 때마다 수족구 청정지역으로 온 내 마음도 편해졌다. 도시에 두고 온 아이아빠가 아주아주 그립겠지만, 여기에서 나와 아이들끼리 조금은 긴 여름방학을 보내기로 했다. 나도 복직하고 나면 엄마집에서 이렇게 오래 있을 일은 없을 테니까.주변사람들은 거기 가서 뭐 해 심심하겠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2주 차에 접어드는 우리는 나름 즐겁게 지내고 있다. 아..

사진 2025.07.17

둘째 셀프 백일 촬영기+백일의 육아 후기

역시나 이번에도 셀프+집에서 있는대로 찍었다. 특별히 옷을 준비하지도 않았다. 여기저기서 물려주고 선물해준 귀한 옷들이 있는데. 나중에 아이가 볼 때도 이건 누가 준 거야 이건 누구한테 물려입은 거야 라고 이야깃거리가 생길 것 같아서 좋았다. 빛을 부드럽게 하고 싶어서, 배경을 단순하게 하고싶어서 애초에 거실에 달려있던 린넨커튼으로 창을 가리고 찍었다. 우리나라 유리창은 파란색이라 창을 다 닫아버리면 하얀 빛이 들어오지 않아서 한쪽은 열었더니 배경 색이 은은하게 달라지는 것도 나름 괜찮다고 느꼈다. 어느 순간부터 치솟는 아이 머리를 리본으로 살짝 가려주니 덜 산만해보였다. 그리고 가까이 다가가서 찍기. 피사체와 거리감을 줄이면 더 친근해진다. 시점을 약간 바꾸어 보았다. 배경은 더 복잡해지지만 운동감이 ..

사진 2025.07.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