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족구의 위협을 피해 친정엄마네로 왔다. 정원이 있는, 소똥냄새가 온 마을에 풍기는, 잔디밭을 걷는 걸음마다 사마귀와 방아깨비가 튀어나가는 그런 곳이다. 쌀농사 짓는 시골에서 소를 키우며 자란 엄마는 나와 내 형제가 크는 내내 아파트살이를 했다. 그리고 환갑을 앞두고 단독주택을 짓고 시골살이를 택했다.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고 한다. 어린이집에서 발병 안내장이 올라올 때마다 수족구 청정지역으로 온 내 마음도 편해졌다. 도시에 두고 온 아이아빠가 아주아주 그립겠지만, 여기에서 나와 아이들끼리 조금은 긴 여름방학을 보내기로 했다. 나도 복직하고 나면 엄마집에서 이렇게 오래 있을 일은 없을 테니까.주변사람들은 거기 가서 뭐 해 심심하겠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2주 차에 접어드는 우리는 나름 즐겁게 지내고 있다.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