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전화 한 통이었다. 생성형 AI를 슬슬 익혀보는 중이라는 인스타그램 스토리 하나를 올렸는데 친한 언니로부터 전화가 왔다. 아들이 (우리 첫째랑 친구다) 보는 유튜브 채널이 있는데 자긴 그 채널 보는 게 너무 싫다고... 좀 따뜻하고 다정한 키즈 채널 좀 만들어주면 안 돼? 나는 이번 생에 글렀지만 너라면 할 수 있어!라는 내용이었다. 그 아들이 좋아하는 채널은 아동용... 이긴 한데 동요라기엔 좀 많이 터프한 재질이긴 했다. 처음에 그 노래를 듣고 다섯 살이 이 노래를 좋아한다고?!?!라고 생각했는데 듣다 보니 왜 좋아하는지는 알겠긴 했다. (아들과 엄마의 취향은 언제나 같을 수 없는 듯하다.) 그 채널이 전체 영상과 노래를 AI로 만들었다는데 이런 것도 가능하구나 생각했다가 잊고 지내던 참이었다.
사실 생성형 AI로 영상을 만드는 걸 공부하면서 만든 영상이나 노하우 같은 것들을 어디 개인 계정에다 정리는 해놔야지라고 생각했었다. 조회수나 채널을 키우려는 목적보다는 포트폴리오로 정리해 두고 자하는 것이었다. 복직했을 때 회사에 '이런 것도 할 수 있다'는 어필도 될까 하는 생각 + 만약에 직장을 옮겨야 한다면 요즘은 AI 활용 능력도 거의 필수처럼 되어가는 추세이니 최근 경험을 단순히 '가사노동과 육아'로 둘 수는 없는 노릇이라는 판단이었다.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아직 모르지만... 그래서 전혀 생각지도 않던 '키즈채널'이 그 전화 한 통에 갑자기 머리에 들어왔다. 그런데 따뜻하고 다정한 콘텐츠라니 그걸 애들이 보긴 할까...? 싶다가도 뭐 지금 당장 꼭 성공할 콘텐츠 짜야하는 거 아니잖아? 그냥 육아휴직하는 중에, 나도 애들이 너무 자극적인 채널 보는 거 별로라고 생각하는데 무해한 거 하나쯤 세상에 존재해도 괜찮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덥석 시작해 보았다.

왜 하필 식물이냐면 그 순간 문득 아이들 교구장 위에, 애들이 어린이집에서 이런저런 이유로 받아온, 그러나 실제로는 내가 키우는 식물들이 보였기 때문이었다. 자연의 식물을 보면서 자라는 게 아이들에게 가장 좋은 거라고 했던가... 어디서 들은 기억도 있고, 식물을 유난히 좋아하는 아들 친구 하나가 갑자기 생각이 난 것도 있었다. (그 엄마는 식물 이름들 외우느라 힘들다지만 어차피 아들 키우면 식물이든 자동차든 공룡이든 외워야 한다. 그래도 식물 이름이 엄마 정서에도 좀 낫잖아..?)
아래는 ChatGPT가 정리해 준 성공전략이다.
① “캐릭터 IP” 먼저 만들어라
단순 노래 채널 ❌ → 세계관 + 캐릭터 채널 ✔️
예: 씨앗 캐릭터 🌱 나무 친구 🌳 꽃 요정 🌸
👉 아이들은 “노래”보다 “캐릭터”에 붙는다
② 구조는 반드시 반복형
히트 공식: [인트로 3초] → 반복되는 후렴 → 간단한 행동 (춤/손동작) → 반복
예: “씨앗이 자라요~ 쑥쑥 쑥~ 🌱” “비가 내려요~ 톡톡톡~ ☔”
👉 핵심: 아이들이 따라 부를 수 있어야 함
③ 영상 길이 전략 (중요)
2~3분: 개별 곡 + 20~40분: 컴필레이션
👉 이유: 개별 영상 → 유입
긴 영상 → 시청시간 확보 (수익 핵심)
④ SEO 키워드 설계
필수 키워드: nursery rhymes, kids songs, toddler songs, learning songs
차별 키워드: nature songs for kids, plant songs, garden songs for toddlers
⑤ 부모 타깃까지 같이 잡아라
아이만 보면 반쪽 전략 👉 부모가 좋아하는 요소:
교육적 메시지 + 차분한 색감 (과도한 자극 X) + 자연 친화 콘텐츠
캐릭터를 만들자고 한다면 나는 곧 아이가 셋 일 예정이니 이왕이면 3남매를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3남매와 에피소드별 주제 식물 구조로 진행해 보는 게 어떤지 상의했더니 ChatGPT 말이...
🌱 이 콘셉트가 좋은 이유 (핵심 구조)
✔️ 캐릭터 고정 + 콘텐츠 확장
3남매 = 감정 이입 포인트 (아이들이 친구처럼 느낀다)
식물 = 매번 새로운 소재 (무한 확장 가능)
🌼 캐릭터 설계가 핵심이다
단순히 “형, 누나, 동생”이면 약함 👉 반드시 역할을 분리해야 함
🎭 추천 캐릭터 구조
👧 첫째 (리더형) : 호기심 많음 “이게 뭐지?” 질문 담당
👦 둘째 (공감형) : 감정 표현 담당 “꽃이 슬퍼 보여…”
👶 막내 (리액션형) : 귀여움 + 반복 행동 아이들이 따라 함
👉 이 구조가 중요한 이유: 아이들은 “역할이 다른 캐릭터”에 더 오래 붙는다
⚠️ 주의할 점 (이거 중요)
❗ 너무 교육적으로 가면 망함 👉 “설명”이 아니라 “경험”이어야 함
❗ 식물 비중이 너무 크면 안 됨 👉 주인공은 항상 3남매
❗ 속도 조절 중요
👉 요즘 키즈 콘텐츠 = 너무 빠름
👉 하지만 당신 콘셉트 = 약간 느려도 OK (차별화 포인트)
🎯 포지셔닝 (이게 핵심 전략)
👉 기존 채널 : 자극적 빠름 소리 큼
👉 당신 채널 : 🌿 자연 감성 🌱 힐링형 🎵 잔잔하지만 중독성
🔥 한 줄 정리
“3남매가 자연 속에서 식물 친구를 만나며 배우는 감성 동요 채널”
이렇게 너무 열심히 전략을 작성해 주는 게 아닌가... 나는 내 생각 하나 툭 던지는 AI가 이렇게 밀어주니 어떡해. 하는 수밖에. 그리고 저 마지막 한 줄 정리에서 이미 이 채널 콘텐츠를 너무 상상하게 만들어줘 버렸다. 마치 아직 태어나지 않았지만 엄마 뱃속에 집을 지어버린 태아처럼 이미 나한테는 존재하는 채널이 되어버린 것.
그리고 식물에 대해 알려주는 '부모' 캐릭터 대신 ChatGPT 가 '식물 친구'를 추천했다.
❗ “식물 친구” 고정 캐릭터 하나 추가 추천 ⭐
말할 수 있음 + 매 회 등장 + 식물 설명 담당
👉 역할: Theo 질문 → Sprout 설명 → Lily 감정 → Milo 행동
이렇게 처음부터 끝까지 ChatGPT와 아이디어 회의한 끝에 아래처럼 캐릭터들의 러프한 초안이 탄생해 버렸다.


캐릭터와 배경 디자인을 아주 순식간에, 수월하게 끝내고 에피소드 제작 루틴은 거의 요청 - 시안 - 수정 - 컨펌 식이었다. ChatGPT에게 "20편 에피소드별 주제 식물 뽑아줘" 요청하면 ChatGPT가 골라주고, "00편 00 주제로 시나리오 작성해 줘" 하면 ChatGPT가 작성해서 내가 컨펌하고, "가사 써줘" 하면 ChatGPT가 가사를 적어주고 또 내가 컨펌하고. 이건 뭐 속도가 매우 빠른 보조원(?)을 하나 둔 느낌이랄까. 물론 ChatGPT는 완벽하지 않아서 수정과 컨펌이 아주 중요하긴 하다. 그런데 그건 실제 제작사에서도 마찬가지인 부분이다. 전체에 대한 메모리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감독뿐이니 감독이 매 순간 결정을 잘 내려야 한다.
나는 현재 임신 28주이고, 3개월 안에 출산을 해야한다. 그 말인 즉, 업로드하는 것과 별개로 2개월 안에 시즌1 제작이 끝나야 한다. 그래서 아주 많이 공을 들여 만들 수가 없다. 약간 아쉬운 장면도 애써 고치지 않고, AI가 그려준 이미지가 원하는 구도가 아니어도 적당하면 진행한다. 어짜피 입문하는 과정에서 시작해보는 콘텐츠이고, 아주 고퀄리티의 애니메이션을 만들고자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완성에 집중하고 있다. 그래서 이 채널에 엄청난 기대를 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이왕 시작한 거 희망사항이 있다면 많은 아이들이 즐겁게 봐주고 신나게 노래를 따라 불러주고 많은 부모들이 그래 그래도 이건 하나 봐도 괜찮아~ 하고 좋아해주는 키즈채널이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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